물을 조금만 써도 배수구에서 물이 거꾸로 올라온다는 문의였습니다. 이런 증상은 배관 속 어딘가가 거의 다 막혔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을 확인해 보니 트렌치 안쪽이 오염된 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큰 이물질이 보이지 않았고, 연결된 배관 깊숙한 곳에서 흐름이 막혀 있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고인 물을 퍼내기만 하면 당장은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금방 다시 차오릅니다. 그래서 막힌 구간이 어디인지, 무엇이 쌓였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전동 스프링을 배관에 넣어 막힌 지점을 분쇄하자 굳은 기름덩어리와 음식물 찌꺼기, 휴지 뭉치가 한꺼번에 밀려나왔습니다. 물길은 열렸지만 나오는 양을 보니 배관 벽면 전체에 오염이 두껍게 붙어 있었습니다.
통수는 됐어도 배관 내부 오염이 과한 상태라 여기서 끝내면 의미가 없었습니다. 벽면에 남은 기름층을 완전히 걷어내기 위해 고압세척을 추가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바깥쪽 집수정 맨홀을 열고 고압 호스를 투입했습니다. 강한 수압으로 배관 안쪽을 훑어가며 벽면에 붙은 기름과 이물질을 떼어내고, 하류 방향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구간을 나눠 작업했습니다.
문제가 된 구간뿐 아니라 이어진 하수배관 전체를 빠짐없이 세척했습니다. 일부만 청소하면 떨어져 나간 기름이 다음 구간에서 또 뭉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전 두 가지 방법으로 배수를 확인했습니다. 싱크대에서 물을 흘려 꾸준한 흐름을 확인하고, 트렌치에 대량의 물을 쏟아부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는지 살폈습니다.
대량의 물이 들어가도 소리 내며 빠르게 빠져나갔고, 트렌치 바닥까지 깨끗하게 드러났습니다.
작업 중 덮개와 배수구 주변 부속도 함께 점검했으며, 교체가 필요한 경우에는 KC인증을 받은 국산 부품만 사용합니다. 배관에서 나온 기름덩어리와 이물질은 현장에 남기지 않고 모두 수거해 처리했습니다.
기름기 많은 물은 바로 흘려보내지 말고 한 번 식혀 걸러내는 것만으로도 막힘 주기가 크게 늘어납니다. 물 빠짐이 조금이라도 느려졌다면 역류가 생기기 전에 점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눈에 보이는 증상보다 원인을 먼저 찾는 것, 그것이 막힘을 제대로 끝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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